재판에 출석하는 이재명 대표 (채널A 화면 캡처)
재판에 출석하는 이재명 대표 (채널A 화면 캡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입이 최근 무척 거칠어졌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돌풍이 이어지자 조국 대표와 선명성 경쟁을 벌이려는 듯 발언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달 4일 서울 종로구부터 현장 유세를 시작한 이 대표는 "회초리를 들어서 혼을 내야 할 때"라며 정권 견제론을 꺼내 들었다.

1주일 뒤인 11일 충남 홍성군의 한 전통시장에서 내뱉은 말은 훨씬 섬뜩했다. 

"국민 무서운 줄 모르면 회초리로, 회초리로도 안 되면 몽둥이로 때려서라도 정신 차리게 해야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감과 증오심을 한껏 끌어올려 외연을 확장하려는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표현이지만 매우 부적절했다. 

정치지도자의 언행이 민주사회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학교 체벌의 부활을 강하게 반대한 이 대표의 '몽둥이' 발언은 자기모순 성격이 짙다.

이 대표는 작년 12월 학생 체벌과 반성문 작성을 금지하는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 방안이 충남에서 논의되자 맹공을 퍼부었다.

부모 인권을 보장하려고 자녀 인권을 탄압하지 않듯 교권 보장을 위해 학생 인권을 포기하자는 것은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일갈했다.

그랬던 이 대표가 불과 3개월 만에 인간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몽둥이'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꺼냈다. 

비록 비유일지라도 '회초리'와 '몽둥이'는 아동·청소년의 인권 감수성과 상호존중 태도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몽둥이는 테러용 도구를 연상한다는 점에서 전체 공동체의 신뢰·질서·안녕도 위협할 수 있다.

한 번 실언으로 그동안 구축한 이 대표의 신뢰가 한순간에 날아가고 선거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대표는 유세 현장에서 열광하는 지지자들의 환호에 도치돼 막말을 쏟아내는 일탈을 더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선거는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국정 수행 능력, 소통 역량, 도덕성 등을 겸비한 인물을 국민의 대리인으로 뽑아 민주주의 발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국내 최대 정당 대표가 '몽둥이'로 도덕적 평가 수위를 확 낮춰버리면 민주주의 개화가 무산되거나 늦춰질 수 있다. 

이 대표는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가 꽃씨를 계속 잉태할 수 있도록 아름답고 품위 있는 말을 사용하고 행동거지를 수시로 성찰해야 한다.

"곧은 나무는 재목으로 쓰이고, 굽은 나무는 화목으로 쓰인다"는 속담만 참고해도 막말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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